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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중세 상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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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BN: 97911897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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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서양 중세 상징사저자, 출판사미셸 파스투로 저/주나미 역, 오롯
크기(파일의 용량)152*225쪽수496
제품 구성상세페이지 참조발행일2021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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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소개

상징과 관련된 16개의 주제로 서양 중세 사회와 문화의 특성과 변동을 살펴본 책이다. 동물재판, 동물의 왕, 멧돼지 사냥, 도끼와 톱, 나무꾼과 숯쟁이, 프랑스의 백합꽃 문양, 색, 빨강머리와 왼손잡이, 문장, 깃발, 체스, 아서왕 전설 등 중세의 문헌과 도상에 나타난 중요한 상징적 주제들을 동물·식물·색·표장·놀이·영향의 6개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중세 문화에서 상징은 매우 일상적인 사고와 감수성의 양식이었다. 상징은 삶의 모든 영역과 관련을 맺고 있었고, 말과 글만이 아니라, 이미지와 사물, 몸짓과 의례, 신앙과 행위로도 표현되었다. 그러한 상징은 중세 사람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 가지고 있던 기호와 가치, 상상과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곧 그것은 사회·경제·정치의 여러 사건과 사실들 못지않게 역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3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독창적으로 진행한 연구에 기초해 중세 상징사의 주제들과 연구방법, 과제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해 놓은 이 책은 서양 중세 문화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훌륭한 길잡이이다. 나아가 오늘날 다양한 매체와 상품을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서양 문화를 역사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목차

중세의 상징 ― 상상은 어떻게 현실의 일부를 이루는가?

01 동물재판 ― 정의의 본보기일까?
02 사자의 대관식 ― 중세의 동물들은 어떻게 왕을 얻었을까?
03 멧돼지 사냥 ― 왕의 사냥감에서 부정한 동물로의 하락의 역사
04 나무의 힘 ― 물질의 상징사를 위하여
05 왕의 꽃 ― 중세 백합꽃 문양의 역사를 위한 이정표
06 중세의 색 ― 색의 역사는 가능할까?
07 흑백 세계의 탄생 ― 종교개혁기까지의 교회와 색
08 중세의 염색업자 ― 신에게 버림받은 직업의 사회사
09 붉은 털의 남자 ― 중세의 유다 도상
10 문장의 탄생 ― 개인의 정체성에서 가문의 정체성으로
11 문장에서 깃발로 ― 중세에 나타난 국가 표장의 생성
12 체스의 전래 ― 곤란한 이문화 수용의 역사
13 아서왕 놀이 ― 문학적인 이름과 기사도의 이데올로기
14 라퐁텐의 동물지 ― 17세기 시인의 문장지
15 애수의 검은 태양 ― 중세 이미지의 낭독자 네르발
16 아이반호의 중세 ― 낭만주의 시대의 베스트셀러

저자 소개

미셸 파스투로

Michel Pastoureau 중세 문장학의 대가이며, 색채 분야에 관한 한 최초의 국제적 전문가다. 1947년 파리에서 태어났고 소르본 대학교와 국립 고문서 학교에서 공부했다. 1968년부터 색의 역사를 학술적 주제로 연구하기 시작하여, 중세의 색에 관한 첫 논문을 1977년에 발표하였다. 1982년에는 고등 연구 실천원(EPHE) 역사·문헌학 분과 연구 책임자로 선출되어 이후 28년 동안 색의 역사와 상징, 중세 동물에 대한 강의를 했다. 로잔 대학과 제네바 대학 등 유럽 명문 대학의 초빙 교수를 지내며 유럽 사회의 상징과 이미지에 대하여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프랑스 학사원의 객원 회원이며, 프랑스 문장학 및 인장학 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저서 『파랑의 역사』 (2000)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검정의 역사』, 『초록의 역사』, 『빨강의 역사』, 『노랑의 역사』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색의 역사를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풍부한 인문 사회학적 지식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색의 인문학』 , 『우리 기억 속의 색』 등의 저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학술적 성과를 대중에게 쉽고 흥미롭게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나미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서양중세사를 전공했다.『12-13세기 동물지에 나타난 기독교적 상징과 이념』이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썼다. 두산백과사전의 역사·신화 분야 전문 집필자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 『곰, 몰락한 왕의 역사』(미셸 파스투로), 『맨더빌여행기』(존 맨더빌), 『유령의 역사』(장클로드 슈미트), 『중세 동물지』(작가 미상), 『돼지에게 살해된 왕』(미셸 파스투로)이 있다.

책 속으로

한 권의 책으로 묶인 이 연구들은 중세의 상징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단지 틀을 갖추어야 할 ‘상징사’라는 연구 분야가 어떤 모습일지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을 뿐이다. 곧 몇 가지 기본적인 관념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상징을 쉽게 다룰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하고, 의미의 층위와 작용 방식을 밝히고, 앞으로 이루어질 연구를 위해 다양한 길을 개척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 p.14~15 이처럼 상징을 연구할 때에는 오늘날 우리의 것으로 되어 있는 다양한 지식을 무분별하게 과거에 그대로 적용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 우리 이전의 사회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억지로 들이밀지 않는 것만큼이나 꼭 필요한 일도 있다. 현실과 상상 사이에 너무 명확한 경계를 두지 않는 것이다. 역사가에게, 특히 중세사 연구자에게 상상은 늘 현실의 일부를 이룬다. 상상도 하나의 현실인 것이다. --- p.21 상징은 그것이 표상하는 현실의 인물과 사물보다 언제나 더 강력하고 더 진실되었다. 중세에 진실은 언제나 현실 바깥에, 현실보다 위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실은 실재가 아니었다. --- p.25 중세의 상징체계도 다른 모든 가치체계나 조응관계의 체계처럼 맥락을 벗어나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숫자든 색이든, 다른 하나 이상의 동물ㆍ식물ㆍ숫자ㆍ색과 관련되거나 대비되어야 오롯이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역사가는 지나친 일반화에 빠지거나, 자료를 벗어나 의미를 찾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히려 역사가는 늘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자료에서 출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p.26 중세 상징체계의 핵심은 기독교 세계가 시작된 뒤 5?6세기의 기간 안에 자리를 잡았다. 그것은 ‘무에서’ 몇몇 신학자의 상상으로 생겨나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훨씬 이전의 여러 가치체계와 감수성의 양식 등이 뒤섞여 이루어진 결과였다. 이 분야에서 중세 서양은 3개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하나는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성서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었다. 다른 하나는 그리스ㆍ로마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야만’ 세계, 곧 켈트ㆍ게르만ㆍ스칸디나비아를 비롯해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물려받은 유산이었다. --- p.27 역사가는 가끔 잘못된 길로 들어서서, 원형에 기초하고 보편적인 진실에 속한 상징체계가 문화를 초월해 존재한다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상징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징 세계의 모든 것은 문화와 관련을 맺고 있다. 따라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회와의 연관 속에서, 그 사회의 어떤 시점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연구되어야 한다. --- p.27 상징의 세계에서는 입 밖으로 말하는 것보다 암시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증명하는 것보다 상기시키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오늘날 우리가 중세 상징을 분석할 때에 자주 시대착오의 오류에 빠지는 것은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지나치게 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출판리뷰

상징은 중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

오늘날 우리에게 서양 중세는 어느새 꽤 친숙한 것이 되었다. 수많은 판타지 게임과 영화, 소설들이 그 시대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기사와 영주, 성과 숲, 마법사와 요정 등으로 표현된 중세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중세는 단지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을 뿐이지, 그 시대의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려는 노력은 거의 기울여지지 않고 있다. 환상과 모험,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그려진 중세는 그 시대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높이고는 있으나, 실제의 모습을 왜곡시켜 오히려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기도 한다.

서양 중세가 ‘환상 속의 그대’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면, 겉으로 드러난 독특한 모습에만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와는 다른 모든 사회의 문화를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 시대 사람들의 사고와 감수성의 틀 안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려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그 시대를 단지 이미지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관점에서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일찍이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가 중세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시대의 감수성과 쉽게 감동되는 경향, 눈물 잘 쏟는 민감한 성향과 정신적 기복(起伏)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던 것도 이런 의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세의 상징체계에 대한 이해는 그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이다. 중세 사람들은 상징을 매우 일상적인 사고와 감수성의 양식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세 사람들에게 우주는 상징들의 총체였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보이지 않는 영원의 세계와 관련된 진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곧 “중세의 사고에서는 매우 사변적인 것이든 매우 평범한 것이든, 각각의 사물과 요소, 생물들은 저마다 더 높은 차원의, 나아가 불변의 차원의 다른 어떤 것과 조응해 그것의 상징이 되었다.”(본문 20쪽) 그러한 상징은 말과 글, 이미지와 사물, 몸짓과 의례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었고, 삶의 모든 영역과 관련을 맺고 있었다. 아울러 표현된 형상ㆍ색ㆍ숫자 등은 본래 나타내는 것과는 다른 뭔가를 의미하거나 상기시키는 기능을 맡고 있었다.

실제로 중세가 남긴 문헌이나 도상 등의 자료들은 표현된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것은 실제에 관한 묘사이기도, 상징적 표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세의 어떤 문헌에 왕이 빨간 망토를 걸치고 12명의 동료들과 말을 타고 어디론가 갔다고 기록되어 있어도, 적혀 있는 그대로를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중세에는 숫자가 수량보다는 특질을 나타내며, 말한 것보다 말하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세에 12라는 숫자는 단지 수량만이 아니라 ‘완전한 전체’라는 관념도 나타냈다. 그래서 11은 충분치 못하고, 13은 지나치게 많아서 불완전하고 불길한 숫자가 되었다. 따라서 왕의 12명의 동료는 실제로 12명이라는 숫자를 나타낸다기보다는 무리의 완결성이라는 관념을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 표현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빨간색도 실제의 어떤 색상만을 뜻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격렬히 작용하는 색”(본문 26쪽)으로, 앞으로 벌어질 모험과 무훈을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기능도 했다. 이처럼 중세의 상징체계에 대한 이해는 중세의 사료를 해석하기 위한 기초이기도 하다.

30여 년에 걸친 연구의 결실

상징은 이렇게 사회ㆍ경제ㆍ정치의 영역에서 나타난 여러 사건과 사실들 못지않게 중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다. 미셸 파스투로(michel pastoureau)의 《서양 중세 상징사(Une histoire symbolique du Moyen Age occidental)》는 이러한 중세의 상징을 동물ㆍ식물ㆍ색ㆍ표장ㆍ놀이ㆍ영향의 6개 범주로 나누어 분석한 책이다. 2004년 프랑스어로 처음 출간된 뒤 영어ㆍ스페인어ㆍ이탈리아어ㆍ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옮겨져 전 세계에서 폭넓게 읽혔는데, 한국어로는 이번에 처음 번역되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동물재판ㆍ동물의 왕ㆍ멧돼지 사냥과 사슴 사냥ㆍ도끼와 톱ㆍ나무꾼과 숯쟁이ㆍ백합꽃 문양ㆍ색ㆍ빨강 머리와 왼손잡이ㆍ문장ㆍ깃발ㆍ체스ㆍ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등 중세의 문헌과 도상에 나타난 중요한 상징적 표현들을 16개의 주제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이 주제들은 작가가 오랜 기간 독창적으로 이루어낸 연구의 결실일 뿐 아니라, 그가 1980년대부터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진행해온 세미나에서 다루어온 것들이다.

미셸 파스투로는 이제껏 대학의 역사학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던 상징사의 영역을 개척하고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프랑스의 역사학자이다. 그는 일찍부터 문장ㆍ인장ㆍ이미지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문장학을 온전한 역사과학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아울러 표장과 상징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해왔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색의 역사를 주제로 다양한 저술을 발표했다. 그래서 동물과 색의 상징체계에 관한 최초이자 최고의 전문가로 높은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서양 중세 상징사》는 이러한 미셸 파스투로의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 성과를 집약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책을 출간한 뒤에 그가 수행한 연구의 밑그림이 제시되어 있는 책이다. 그는 역사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전문 연구자로서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40여 권의 책을 출간해서 자신의 연구를 대중들에게 흥미롭고 쉽게 전달하는 저술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에는 2004년 이전에 그가 쓴 《문장학 개론(Traite d'heraldique)》(1993), 《문장의 형상(Figures de l'heraldique)》(1996), 《샤를마뉴의 체스판(L'Echiquier de Charlemagne. Un jeu pour ne pas jouer》(1990), 《염색업자 집의 예수, 중세 서양의 색과 염색(Jesus chez le teinturier. Couleurs et teintures dans l'Occident medieval)》(1998), 《파랑, 색의 역사(Bleu. histoire d'une couleur)》(2000), 《악마의 무늬, 스트라이프(L'Etoffe du Diable. Une histoire des rayures et des tissus rayes)》(1991), 《프랑스의 표장(Les Emblemes de la France)》(1998), 《로마네스크 형상(Figures romanes)》(2001) 등의 저작들에서 거둔 연구의 결실들이 집약되어 있다. 아울러 그는 2004년 이후 이 책에서 다룬 주제들을 더 깊게 연구하고 범위를 넓혀 단독 저작들로 발표했다. 동물에 관해서는 곰ㆍ돼지ㆍ황소ㆍ늑대ㆍ유니콘과 같은 동물들의 상징적 의미의 변화를 독립된 주제로 다룬 《곰, 몰락한 왕의 역사(L'Ours : histoire d'un roi dechu)》(2007) 등의 책을 잇달아 펴냈다. 색에 관해서는 검은색ㆍ노란색ㆍ빨간색ㆍ녹색ㆍ흑백 등을 독립된 주제로 다룬 책을 잇달아 출간했다. 백합꽃 문양의 역사에 관해서는 《돼지에게 살해된 왕(Le roi tue par un cochon)》(2015)이라는 책에서 더 자세히 다루었으며, 원탁의 기사에 관해서는 《원탁의 기사들의 문장, 중세 말 상상의 문장 연구(Armorial des chevaliers de la Table ronde. Etude sur l'heraldique imaginaire a la fin du Moyen Age)》(2006) 등의 책을 펴냈다. 이 밖에 깃발과 표장에 관해 다룬 《갈리아의 수탉에서 삼색기까지, 프랑스 표장의 역사(Du coq gaulois au drapeau tricolore. Histoire des emblemes de la France)》(2010) 등의 책도 출간했다.

상징사 연구의 틀과 방향을 제시

이러한 작가의 연구는 상징사가 중세 연구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독립된 지위를 지닌다는 문제의식에 기초해 있다. 곧 “상징사는 사회사ㆍ정치사ㆍ경제사ㆍ종교사ㆍ예술사ㆍ문학사 등과 똑같이 자신의 고유한 자료와 방법론, 문제의식을 지닌다”(본문 13쪽)는 것이다.

그래서 미셸 파스투로는 이 책에서 총론에 해당하는 ‘중세의 상징’이라는 글로 상징사 연구의 기본적인 방법과 방향 등을 정리해서 제시한다. 물론 작가는 이것이 “중세의 상징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틀을 갖추어야 할 ‘상징사’라는 연구 분야가 어떤 모습일지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을 뿐”이라고 밝힌다. 곧 “몇 가지 기본적인 관념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상징을 쉽게 다룰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하고, 의미의 층위와 작용 방식을 밝히고, 앞으로 이루어질 연구를 위해 다양한 길을 개척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본문 14-15쪽)는 것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상징을 연구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무분별하게 과거의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예컨대 스펙트럼이나 기본색과 보색 등과 같은 색에 대한 근대의 관념을 중세의 상징체계에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에는 파란색이 차가운 색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중세 문화에서 파란색은 따뜻한 색으로 여겨졌다. 아울러 오늘날에는 녹색이 노란색과 파란색 사이에 위치한 색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중세에 그 색은 “흰색ㆍ검은색ㆍ빨간색의 중간색”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중세의 상징체계에서 색들의 관계는 오늘날과는 완전히 다르게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작가는 현실과 상상 사이에 너무 명확한 경계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곧 진실이 언제나 현실 바깥에, 현실을 초월해 있다고 여겨진 중세에 상징은 그것이 표상하는 현실의 인물과 사물보다 언제나 더 강력하고 더 진실된 것으로 여겨졌다. 상징은 그것들이 본래 묘사하거나 나타내는 것과는 다른 뭔가를 상기시키거나 상상케 했고, 그러한 상상은 현실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곧 “상상도 하나의 현실”(본문 21쪽)이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악마의 창조물로 상상되던 용도 중세에는 그림이나 조각 등으로 일상생활의 일부를 이루며, ‘악’의 상징으로 사람들의 심성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상징은 중세 사람들의 삶에서 작용하던 기호와 가치의 체계를 보여주며, 그들이 머릿속으로 세계와의 관계를 재구성한 상상의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서양 문화를 역사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그러므로 중세의 상징을 분석할 때에는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지나치게 이성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징은 이성보다는 상상력으로 작용하며, “상징의 세계에서는 입 밖으로 말하는 것보다 암시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증명하는 것보다 상기시키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본문 28쪽) 아울러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터무니없고 허술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결코 웃음거리로 삼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자체를 문화사의 자료로 보아야 한다.”(본문 16쪽)

이처럼 중세 상징사의 주제들과 연구방법, 과제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해 놓은 이 책은 서양 중세 문화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훌륭한 길잡이이다. 나아가 오늘날 다양한 매체와 문화상품을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서양 문화를 역사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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